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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의류 시장, 디지털기술로 혁신한다

2022-07-07

 

디지털 플랫폼으로 동대문 의류 시장의 유통 변화를 이끌겠다는 당찬 포부의 스타트업 기업이 제주에 나타났다. “연 매출이 15조 원인 이마트가 모든 결제를 손으로 한다면 어떨까요? 그런데 지금도 18조 원에 달하는 거래가 현금으로 이뤄지고, 영수증과 세금계산서를 손으로 쓰는 기업이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동대문이 그렇습니다.” 디지털 유통혁신으로 동대문을 바꿔야 한다는 ㈜큰삼촌컴퍼니 김명건 대표의 말이다.

 

㈜큰삼촌컴퍼니 김명건 대표

 

대한민국 패션산업의 중심에는 늘 동대문이 있었다. 전쟁 후 피난민들이 재봉틀로 만든 옷을 팔던 ‘평화시장’은 1960년대 국내 의류 시장의 70%를 차지했고, 현대식 패션몰의 시초가 되었다. 동시에 아날로그로 이뤄지는 낙후된 시스템을 고집할 정도로 변하지 않고 보수적인 시장이기도 하다. 많은 매장에서 정산으로 인한 야근, 거래기록 누락 및 오배송 문제를 호소한다. 김명건 대표가 동대문을 변화시켜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다.

 

대한민국 패션 중심지 동대문 의류상가는 아날로그로 이뤄지는 낙후된 시스템에서 연간 18조 원이 거래되고 있다. ⓒClo:D 영상 캡쳐

 

“현재 동대문의 많은 직원이 사업자 등록이나 근로자 등록 없이 일하고 있어요.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고 있는 시대에 이런 시스템은 오래갈 수가 없습니다. 이제 동대문 의류 유통 시장의 변화는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더 이상 늦출 수도 없는 생존의 문제에요.”

 

유통으로 해결하고 디지털로 혁신한다

 

창업한 지는 갓 1년도 채 되지 않은 회사지만 사업을 준비하는 데에는 1년 반 이상이 소요됐다. 디지털 서비스 플랫폼을 만드는 데 있어 무엇보다도 실제 현장을 이해하는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창업 지원정책도 큰 도움이 되었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J-Inverstor’s Day’ 투자유치(IR) 발표 중인 김명건 대표 ⓒ큰삼촌컴퍼니

 

“창업을 준비하면서 제주에 있는 많은 기관에서 창업 교육 프로그램과 기업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무, 노무 등 기업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많은 교육과 멘토링을 받을 수 있었던 덕분에 창업지원 사업에도 선정될 수 있었습니다. 투자유치도 성공했고요.”

 

㈜큰삼촌컴퍼니가 만든 디지털 플랫폼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히 오프라인 시장을 온라인으로 전환한 쇼핑몰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동대문시장의 유통을 담당하는 일명 ‘사입삼촌’의 업무를 전산화한다는 것이다. 판매자와 구매자를 온라인으로 연결하면, 물건 거래에 일주일이 소요된다. 대량의 물건을 택배로 배송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국에서 매일 동대문을 방문하는 ‘사입삼촌’을 통하면 전국 배송이 하루 만에 가능하다.

 

“동대문은 도매와 소매 사이에 유통을 담당하는 특수한 계층이 있고, 이러한 동대문의 의류 유통 시스템은 일반인이 이해하기에 매우 복잡합니다. 동대문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창업한 많은 플랫폼이 오래가지 못한 이유는 동대문의 시스템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기술에 치우치면 실제 현장과 동떨어진 해결책이 나올 수 있어요.”

 

김명건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개발자와의 소통이다. 동대문을 잘 이해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개발자의 이해가 우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년 동안 함께 현장을 누비면서 개발자와의 소통에 힘을 기울인 덕분에 김명건 대표의 현장경험은 기술에 고스란히 접목됐다. ㈜큰삼촌컴퍼니의 동대문 의류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clo:D’는 그렇게 탄생했다.

 

㈜큰삼촌컴퍼니의 디지털 플랫폼 ‘clo:D’. 유통업체와 거래사에 한해 가입할 수 있다 ⓒ큰삼촌컴퍼니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패션 메카

 

“클로디를 시범적으로 서비스하면서 3개의 유통사를 유치했는데, 이를 통해 500여 거래처가 가입했어요. 지금 가입자만으로도 연 거래액이 250억 원 정도 될 것으로 추산됩니다.”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가파른 성장이었다. 정산과정이 디지털화되면서 업무시간이 현저하게 줄었다는 사용자들의 후기가 계속됐다. 경험을 통해 구체적으로 만든 서비스가 현장의 불편함을 효과적으로 해결해 주었음을 증명한 것이다. 현장 전문가인 대표와 현장을 이해한 개발자의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팬데믹이 종료되는 시점에 국내외 스타트업 투자가 줄고 있다고 하지만 ㈜큰삼촌컴퍼니의 주 무대인 동대문 시장은 다시 회복세다. 동대문을 넘어 70조 원의 국내 패션업계, 1,100조 원의 세계 패션업계 시장 규모를 생각하면 오히려 코로나19가 끝난 지금이 더 기회일 수 있다는 것이 김명건 대표의 말이다.

 

“벤처캐피털(VC)이 투자를 신중하게 하면 비대칭적인 IT 구인난도 균형을 찾고 좋은 기업이 훌륭한 인재를 영입할 기회로 연결되리라 믿습니다. 동대문 의류 유통시장은 코로나가 확산됐을 때도, 회복되어가는 지금도 매력적인 시장 규모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는 제주의 스타트업 기업과 함께 디지털 시대를 향한 동대문 의류 시장의 새로운 길이 더디지만 조금씩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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