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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산업, 브랜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바다가 보이는 나만의 사무실

2021-12-17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3층짜리 건물이 우뚝 서 있다. 한 공간에 얽매이기보다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디지털 노마드들이 최근 주목하는 ‘오-피스 제주’다. 이름과 달리 이곳은 전혀 ‘오피스’스럽지 않다. 내가 앉고 싶은 자리에 앉고, 눈치 보지 않고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서 있거나 한껏 늘어진 자세도 OK. 눈앞의 바다를 보며 하고 싶은 대로 일하는 자유가 이곳에 있다.

 

소진되는 도시, 채우는 제주

 

박성은 오-피스 제주 대표

출퇴근 시간이면 주차장이 되는 도로, 사람들로 부대끼는 대중교통, 해도 해도 끝이 나지 않는 업무까지. 직장인이라면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현타’오는 시기가 한 번쯤 오기 마련이다. 박성은 오-피스 제주 대표도 그런 직장인 중 한 명이었다.

 

“서울에서 건축사무소를 운영했었는데, 한 4년 정도 하면서 번아웃을 심하게 겪었어요. 출퇴근에만 3시간 가까이 걸리니 집에 오면 아무것도 못 할 정도였죠.”

 

그때 박성은 대표의 눈에 들어온 것이 제주였다. 아내의 고향인 제주도는 지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곳이었다. 때마침 제주도에서는 건축 분야 전문직 공무원을 찾고 있었고, 그렇게 박성은 대표는 도청 공무원이 됐다. 사업을 할 때보다 몸과 마음은 한결 편안해지고 마음가짐도 변했다. 가장 큰 차이는 하루를 보내는 시간의 질이었다. 러시아워가 사라진 것은 물론이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마음만 먹으면 오름으로, 바다로 언제든 떠날 수도 있었다.

 

마음에 여유가 생기니 꿈이 커졌다. 건축사무소를 운영하던 시절 박성은 대표는 스타트업을 위한 소규모 사무실부터 4~500평 규모의 큰 사무공간, 코워킹스페이스 등을 디자인하고 만드는 일을 했다. 자유로운 업무 공간에 대한 생각도 그즈음 하게 됐다.

 

“인도네시아 발리에 후붓이라고 디지털 노마드들의 성지라고 불리는 곳이 있어요. 그런 곳이 우리나라에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어렴풋이 했었죠. 제주로 오면서 잠시 잊고 있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왔어요. 그래서 중소기업벤처기업부에서 제공하는 예비창업패키지사업을 통해 지원을 받아 코워킹스페이스를 만들게 됐습니다.”

 

조천에 자리 잡은 휴양지 기반 코워킹스페이스

 

2019년 11월 제주시 조천읍에 오픈한 오-피스 제주는 휴양지 기반 코워킹스페이스다. 3층짜리 건물 1층에 조성된 업무 공간은 복층구조로, 오픈된 공간과 조금 더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안락의자가 놓여 있는 휴식공간, 회의나 통화를 할 수 있는 부스, 간단한 조리가 가능한 주방 등 작지만 필요한 건 모두 갖춘 알찬 공간이다. 2층과 3층은 숙박공간을 마련해 예약만 하면 누구든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오-피스 제주를 만드는 동안 박성은 대표가 가장 중점에 둔 것은 ‘릴렉스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대규모 코워킹스페이스와 달리 자본이나 접근성은 부족하지만, 상대적으로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누릴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오-피스 제주를 만들기 전에 서울을 돌면서 코워킹스페이스 투어를 했었는데, 위워크 같은 곳들은 팬시하고 트렌디한 느낌이 있잖아요. 거기서 일하려면 나도 그래야 할 것 같은 압박도 들고(웃음). 그래서 우리는 반대로 편안하고 릴렉스한 쪽으로 가자는 전략을 세웠어요.”

 

차별화된 전략으로 2019년 11월 오픈했지만, 얼마 안 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한동안은 손님이 한 명도 없는 날이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가 되는 법.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활성화되고 제주도가 워케이션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더 이상 사무실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들은 에어비앤비와 입소문을 타고 오-피스 제주로 모였다.

 

오-피스 제주에 마련된 코워킹스페이스

 

오-피스 제주에서 시작되는 워케이션 타운

 

박성은 대표는 오-피스 제주를 단순한 코워킹스페이스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곳을 시작으로 워케이션 타운을 만들고 싶다는 게 그의 목표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이 지역에서 밥을 사 먹고 상점에 가거든요. 이왕 조천이라는 곳에서 사업을 하게 됐으니까 우리만 잘 되는 게 아니라 지역을 연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동네 기념품숍이나 식당을 소개하고, 지역 크리에이터들의 작품을 알리고 판매하는 등이죠. 이런 식으로 조천을 재미있는 마을로 만들고 싶어요.”

 

워케이션 타운을 향한 걸음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 오-피스 제주를 찾는 사람들에게 직접 가본 지역의 맛집과 카페를 소개하고,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지역 사진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기도 한다. 다른 곳에 비하면 작은 마을이지만 구석구석 볼 것도, 할 것도 많다고 소개하는 박성은 대표의 말에 조천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앞으로 장기로 대여할 수 있는 워케이션 하우스, 기업이나 대규모 인원이 사용할 수 있는 워크숍 공간 등을 계획하고, 마련 중이라는 박성은 대표. 그는 오-피스 제주를 찾는 사람들이 평화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저희는 제주라는 공간을 통해 평화를 전달하는 전달자라고 생각해요. 만약에 도시에서 마음이 어지럽고 평화롭지 않으셨다면 제주에 오셔서 평화로움을 만끽하고 가시면 좋겠습니다.”

 

바다를 향해 큰 창이 나 있는 오-피스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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